마법과도 같은 팁(Tipping)
정식 가이드가 되기 전, 첨승가이드(보조)를 보름 넘게 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는 DMZ 첨승가이드를 했는데, 아침에 DMZ를 갔다가 이태원에서 손님들을 내려다 줍니다. 그런데 가이드분이 먼저 내리고 손님들이 내리는데, 손님들 중에 몇분이 가이드분에게 '팁'을 주는 겁니다. 순간 너무 부럽기도 하고,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이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정식 가이드가 되어, 처음 팁을 받은 일을 기억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온 손님과 전통예술공연을 보고 저녁식사를 한 후 헤어지는데 한 손을 주먹을 쥔 채 저에게 내미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손을 내밀었는데 얼떨결에 그만 떨어뜨린 겁니다.
그런데 달랑 2천원이었습니다. 1만원도 아니고 5천원도 아니고 2천원이라. 사실 실망이었죠(지금까지 받았던 팁 중에 가장 적은 액수입니다). 하지만 제가 열심히 봉사한 결과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뿌듯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순간 손님이 얼마나 무안했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난 1월초 인도네시아 손님이 '팁'을 담아 주셨던 봉투입니다. 팁을 이렇게 정성스레 줍니다.
투어일정을 마치고 나면 팁이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는데, 다른 무엇보다 팁을 받으면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팁은 보통 한분이 5천원 또 1만원을 줍니다. 반나절 또는 하루 동안 함께 투어를 하고 헤어지면서 아쉬움과 고마움 속에 건네주는 팁은 두고두고 오래 기억됩니다. 물론 일정이 길면 긴 만큼 팁은 늘어날 수 있죠.
팁에 관해서는 정해진 액수가 없는데, 지난 2007년 캐나다 나이애가라 폭포 투어를 하면서
당시 투어버스 앞에 통상 팁이 15% 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관례적으로 통상 팁이 15%라고 쓰여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팁에 대해 아주 관대합니다. 가이드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야말로 마음에서 우러나는‘봉사’를 하면, 꼭 팁을 줍니다.
지난 2008년 가을 인도네시아에서 온 10명의 손님들과 일주일간 서울, 제주도, 설악산을 구경했는데, 여행을 모두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그들로부터 봉투를 받았습니다.
아쉬움 속에 공항에서 석별의 정을 나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살며시 봉투를 뜯어보니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무려 300불의 팁이 들어 있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한번은 말레이시아에서 온 25명의 손님과 4박 5일 여행을 했습니다. 역시 인천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앞으로 나오시더니 저에게 ‘타미, 내가 하는 말 무슨 말인지 모르지?’ 하면서 마이크를 잡고, 말레이시아 말로 뭐라고 하며 모자를 벗더니, 팁을 거둬서 투어리더를 통해 저에게 주는 겁니다. 너무도 고마운 마음에 한국관광 기념품을 사서 모두에게 전달한 따뜻한 기억이 납니다.
액수에 관계없이 ‘팁’이라는 것은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것입니다. 주는 사람도 기분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 좋은 마법같은 팁.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만약 여행을 하신다면 단돈 1달러라도 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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